마음으로 그리는 수채화
- 이대연(21)
- 2020.07.14 2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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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으로 그리는 수채화
-작가/화가가 아니라도-
여름비 같지 않은 가는 비가 내린다
짙은 안개가 느릿느릿 산봉우리 오르며
갈 곳을 잃었는지 구름 되어 머문다
숲속의 새들이 꽃들이 전하는 이야기가
계곡 타고 내리는 돌돌돌 물소리에 담겨
도란도란 졸졸졸 작은 호수에 이른다
호숫가 산책로의 돌담을 정겹게 수놓은
금계국 그리고 이름 모를 청초한 꽃들이
빗방울 무게마저 버거워 고개를 숙인다
아무렴 내게 건네 오는 아침인사려니
살짝 고개 숙여 답례를 하려는 순간
불현 듯 비에 젖어 보고픈 유혹이 인다
이른 아침의 고요가 깊은 밤의 적막보다
더 섹시한 걸 예전엔 미처 몰랐나 보다
무상 무심한 세월이 수채화처럼 흐른다
아담한 호숫가 우산 속에 숨은 사람들
살랑살랑 이는 물결에 투영된 모습이
실루엣 잔영이 되어 부서지듯 흩어진다
2020.7.14. -구곡산/자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