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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모자란 듯- 갈치


통영으로 내려간 친구가 있습니다. 경치 좋고 공기 좋고 먹거리 풍성한 곳으로 갔다니 부럽습니다.

나도 10여 년 전 서울 정리하고 바다가 보이는 언덕에 작은 진료소 겸 주택 하나 짓고 

노후를 보내려던 꿈을 가졌던 때가 있었으니 더욱 그렇지요.


얼마 전 전화가 왔습니다.  "너 하루치가 뭔지 알아?"

하루에 얼마 버느냐는 말이 아니고 금방 잡은 갈친데 4 지랍니다. 

4 지는 검지부터 새끼손가락까지 폭을 가진 갈치를 말합니다.  얘기야 뻔한 거 아니겠습니까?

은갈치라고 해야 한두 마리, 아니면 먹갈치지 내가 언제 은갈치 짝으로 살 생각이나 했나요?

친구 덕에 한번 호강해 보기로 했습니다.


다음 날로 배송 왔습니다. 그 많은 갈치 날로 둘 수가 없어 몇 마리 나눠주고

부랴부랴 지느러미 자르고 내장과 속껍질 제거하고 거칠게 비늘 벗겨 토막 쳐 냉동실로 보냅니다.

비싸고 귀한 은갈치를 허겁지겁 사진도 못 찍고 싸구려 냉동갈치로 만들다니... ㅜㅜ


조림과 구이는 나중에 해 먹고 포를 떠서 튀김을 해보기로 합니다.

맨 윗사진처럼 3장 뜨기를 해 먼저 뼈를 넣어 튀기고 살은 나중에 넣어 중불에 튀깁니다.

튀김가루 반죽을 입혀 튀겼는데 바싹하니 술안주네요.

전 이런 류 튀김은 반죽에 다시다와 후추로 약하게 간을 해서 튀겨서 간장 찍는 번거로움을 줄입니다.


다음 날은 마트에 빵가루가 보이기에 갈치가스를 만듭니다.

만드는 거야 뻔하지요. 타르타르 소스 먼저 만들고 포에 밀가루, 달걀, 빵가루 푸짐하게 옷 입히고 튀깁니다.


소스에 피클이나 양파, 파프리카, 후추 넣고 파슬리로 장식하는 걸 깜빡했습니다.

누가 뺏어 먹는 것도 아닌데 식기 전에 빨리 먹으려고 아무 생각이 없습니다.

빵집 식빵으로 가루 내서 해야 되는데 마트 빵가루가 나의 민감한 위장에 자극을 주네요.

훨씬 더 식감이 좋습니다.


포스팅을 위해 조림까지 합니다.

진간장, 미림, 참치액젓, 고추장, 된장, 고춧가루, 미원, 설탕, 다시다, 다진 마늘, 생강 등으로

미리 만들어 둔 양념장을 이용합니다.

무 깔고, 갈치, 양념장, 홍고추, 양파, 대파 냉장고에 있는 거 없는 거 다 넣고 끓입니다.

물론 자기 입맛에 맞게 간을 좀 더 해야지요.  후추와 소금을 조금 더 넣습니다.


우선 한 토막 건져서 먹으니 얼큰한 국물과 달달한 살이 밥을 부릅니다.

뜨끈한 밥 위에 차돌 몇 점과  갈치를 올려 덮밥을 만듭니다.

버리면 공해요 아까우니 빨갱이 국물은 밥과 함께 바닥이 보이도록,  반주도? 빠질 수 없지요.


기왕 시작한 김에 한마리 여덟 토막에서 남은 4 토막으로 구이까지 마감합니다.

밀가루로 코팅하고 기름 넉넉하게 둘러 프라이팬에서 굽습니다.

남아 있던 차돌도 등장하고 대파채와 적양파, 점심 먹고 남은 카레맛 볶음밥까지 곁들입니다.

주방에서 음식을 만들면 살찌는 이유를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남은 것은 아낌없이 버려야 하는데 무슨 주의자나 되는 것처럼 친환경 쓰레기 처리장으로 보내버리니 말이지요.

그런데 친구여, 다음엔 넘치게 사랑하지 말아 주오.

귀한 거 딸에게 보내려 하니 생선은 집에서 취급하지 않는다 하오. 아들 집은 너무 멀고.

여길 봐도 사랑 저길 봐도 사랑, 사랑의 신비함이 퇴색되오. 


닥다리로 가는 길

http://blog.daum.net/fotomani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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