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산 - 봄 정기산행
봄비가 전날 하루 종일 내린 뒤, 아침 안개가 서서히 거치며 상쾌한 바람이 불었던 일요일. 서울고 동문산악회(총산 회장 김용범 36, 등반대장 고장욱 41, 총무 조항민 45)는 약 400여명의 대규모 인원(버스 10대와 자차 포함)으로 무의도 봄 정기산행에 나섰습니다. 이날의 산행은 단순히 경치 좋은 길을 걷는 게 아니라, 예기치 못한 상황이 더해져 우리 모두의 팀워크와 유연성을 시험받는 시간이었습니다.
원래 코스는 산길과 바닷길로 나뉘어 각각 소무의도에서 마무리하는 일정이었지만, 대규모 행락객의 몰림으로 인해 뒤풀이 장소로 이동하는 길이 “이대로는 불가능하다”라는 버스기사들의 충고를 들었습니다. 이게 웬걸, 한 달 반을 준비한 코스를 전면 수정해야 하는 상황! 집행부가 즉석에서 코스를 수정하여 최종 날머리를 하나개해수욕장으로 급히 변경했습니다. 결국, 우리는 30년 넘는 전통의 경험에서 나온 실력으로 산행을 진행한 덕분에 혼잡한 상황 속에서도 모두 안전하게 산행을 마칠 수 있었습니다.
교대역에서 출발하는 10대의 버스 위 전자광고판에 나타난 서울고 동문산악회의 행렬에서 나오는 위용을 바라보는 주변 사람들의 부러움 반, 시샘 반의 시선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계획 수정이였지만 우리는 무의도의 아름다운 산길과 바닷길을 따라, 동기들, 선후배들, 그리고 가족들과 함께 한걸음씩 걸어가며 초봄의 맑은 바다와 아름다운 경치를 즐길 수 있었습니다.
특히, 이번 산행에서는 79회 이하 재학생들과 48회 이하 새로운 동문들도 참여해서 더욱 특별했습니다. 그들에게는 동문 산악회를 경험하는 첫 번째 기회였고, 우리에게는 새로운 기수들이 어색하지만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을 보는 즐거움이 있었습니다. 날씨가 맑고, 바람이 상쾌하니 정말 죽마고우들과 함께한 산행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산행이 끝난 뒤, 캠핑장에서의 뒤풀이는 또 다른 하이라이트였습니다. 동기들끼리 나누어 먹는 음식은 그날의 산행 피로를 다 잊게 해줄 만큼 꿀맛 그 자체였습니다.
다시 한번 약 400여명의 동문들이 한자리에 모여, 예기치 못한 상황을 순조롭게 넘기며 산행을 안전하게 마친 데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특히, 갑작스러운 코스 변경에도 불평 없이 따라와 주신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를 드리며, 이 기회를 통해 새로운 동기 산악회 발대식도 준비 중이라는 소식을 전하게 되어 정말 기쁘게 생각합니다. 49회와 54회 동기들이 곧 새로운 시작을 알리게 될 것입니다. 많이 참여하셔서 자리를 빛내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번 산행은 단순한 체험이 아니었습니다. 동문들 간의 끈끈한 유대와 함께한 소중한 시간, 그리고 새로운 시작을 맞이하는 기쁨이 가득한 날이었습니다.